자캐아파트
My Characters In Apartment
동이 튼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트러스트 로즈라인

Trust Roselein

성별

여성

나이

39 세

174 cm

카르마

궁극의 거짓

모든 거짓은 드러나기 전까진 진실이며, 진실에 흡사할수록 드러나기 어렵다. 따라, 궁극의 거짓이란 결국 한없이 진실에 가까운 법이다….

거짓과 진실 사이를 끝없이 의심하고 해체분석하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눈속임 이능은, 심지어 거짓과 진실을 뒤섞어놓기까지 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알 수 없게 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모든 것이 진실이자 거짓인 상태를 만들어낸다. 눈사태가 일어난 설산에 서있다고 가정해보자. 쏟아져내리는 눈이 덮쳐오기 직전에, 그가 “우리 앞엔 커다란 바위가 있어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 바위는 잠시 진실이 되어 눈사태를 막아줄 것이다. 하지만 거짓은 결코 진실이 될 수 없는 법, 결국 진실과 거짓은 제자리를 찾아갈테니 계속 바위 뒤에서 안위해선 안 된다.

이 이능은 시전자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되며, 죽은 자를 죽지 않았다 말하는 등, 진실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거짓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진실과 거짓을 중첩되게 만드는 것은 시전자의 거짓말에 의하기 때문에, 그 거짓말을 직접 듣지 않은 자에게는 영향이 닿지 않는다. 이능의 발현이 절대 진실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는다면 이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도 있지만, 애당초 진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거짓말만 발현되기 때문에 특별한 계기가 없이는 그런 확신을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진실을 모방하고 가까워진다해도 거짓은 어디까지나 거짓. 시전자는 반드시 발현된 거짓을 다시 진실로 돌려놓아야 한다. 돌려놓기까지의 간격이 길고, 그 범위가 클수록 강한 반작용을 받는다.

외관

(인장 출처 2cms_vg12님 커미션)

[ 흰빛 단발과 붉은 눈동자 / 처연한 미소 / 왼쪽 눈물점 / 금욕적 옷차림 ]

어깨에 닿을 듯 말 듯한 은빛 단발머리카락은 신경써서 빗어내리거나 꾸며진 것은 아니지만 매끄럽고 윤기있게 자연스레 내려와 흔들렸다. 본인을 기준으로 왼쪽에서 갈라진 앞머리는 눈을 반쯤 가릴 정도의 높이에서 살랑거린다.

얼굴 외곽으로 갈수록 내려오는 쳐진 각도의 눈썹과 대조되게, 빨간 눈동자를 품고 있는 눈의 양쪽 꼬리는 수평에 가깝게 올라가 있다. 게다가 왼쪽 눈밑 바깥에 작은 눈물점 하나가 찍혀있어 자칫 날카로워 보일 수도 있는 인상을 이루지만,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희미하고 은은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입꼬리 덕분인지 차가운 느낌은 조금 중화되었다.

얼핏 보았을 때 수도자를 연상시킬 정도로 금욕적이고 단촐한 옷차림을 했다. 화려한 무늬나 자수가 없이 목까지 올라오는 하얀 셔츠나 튜닉에 어두운 색 재킷을 걸쳤다. 셔츠나 튜닉의 작은 디자인이나 색상은 바뀌기도 하지만, 크게 원형을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라 자세히, 관심있게 살피고 기억하지 않으면 늘 같은 옷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조금은 품보다 크게 입은 재킷이 나풀거리지 않게 가죽 벨트로 허리를 멨고, 통이 좁은 바지에 부츠를 신어 활동성을 확보했다.

이 위에 후드가 달린 두터운 하얀 망토를 두른 것이 그녀의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옷차림이다. 망토 역시 별다른 장식이나 장신구가 달려있지 않아서, 망토 틈으로 보이는 허리춤에 단단하게 고정해놓은 하얀 검집과, 그 검집에 꽂혀있는 은빛 폼멜 검이 그녀가 몸에 걸친 모든 것 중에 그나마 화려해보이는 것이었다.

성격

[ 귀기울여 듣지만 닿지 않는 / 차분하며 차갑지 않은 / 심지가 곧은 /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깊이 생각하지만, 결국 끝내 닿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생각’은 관용적인 그녀에게 녹아들어 자리잡지만, ‘누군가의 의견'은 그녀의 의사결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특별히 타인의 의견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었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의견도 포함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는 근거에 기반한 판단이나 의견은 그녀에게 조금의 확신도 주지 않았다. 자신의 눈과 귀로 직접 보고, 들은 것만이 그나마 믿어볼 여지가 있었다. 그마저도 쉬이 의심할 지경이니. 믿을 수 없다, 불신한다는 말을 공연히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지만, 이제와서 그에게 무언가를, 누군가를 ‘믿는다’는 말은 ‘관측했다’는 말과 거의 같게 쓰이고 있다.

아주 옅은 미소와 함께 은은하고 잔잔한 목소리로, 보통의 말들을 주고받는다. 다정, 상냥, 그렇게까지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날이 서있거나 투덜대는 투는 결코 아니었다. 높낮이가 많이 변하지 않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그녀의 말을 듣고 있다보면, 간혹 졸음이 슬금슬금 다가온다는 이도 있었다. 거의 늘상 차분한 그녀의 자세와 태도는, 누군가에겐 의젓하게, 다른 누군가에겐 지루하게 다가갈 것이다.

다만, 낙원의 그를 기억하고 있다면, 조금은… 전보다도 더 다정하기를 주저한다는 걸 눈치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를 사랑한다 말하는 일에도 망설임이 생긴다. 사랑이란, 주는 쪽만의 각오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에.

사사로운 감정에 휩쓸리거나 편견을 갖지 않고 그저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한다. 용병단의 조장으로 조원들을 이끌다보면 다소 궂은 의뢰를 받을 수도 있고, 실제로 받기도 했었지만 결코 ‘선'을 넘지는 않았다. 옳은 것만을 골라 취할 수는 없어도, 그른 것을 손에 쥐지는 않았다. 그 자부심은 그녀를 지탱해주는 가장 굳건한 힘 중 하나였다. 동시에, 유일한 이정표이기도 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자는 어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누구의 말도 잘 들어줄 수 있고, 그러면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며, 일관성을 가지고 곧게 설 수 있다는 말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 어떤 사람의 말도 경청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 아무것도 듣고 있지 않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늘 차분하고 침착한 태도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어떤 일, 어떤 사람에도 마음이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곧은 심지로 공정하고 편견 없이, 신념을 지킬 수 있으려면, ‘특별함'이 없는 삶을 살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것이 그녀였다. 어쩔 노릇이 없는 일이었다.

기타

[프릴린 T. 로즈라인]

아우라 공국의 왕궁 식솔로 거두어진 무연고자는 공국의 특산물인 겨울 장미에서 따온 ‘로즈라인'이라는 성을 부여받는다. 그렇게 그녀는 적잖은 시간동안 로즈라인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아무런 징조도 없이 단순히 꿈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생생한 낙원에서의 기억 파편이 조금씩 떠오르고 ‘뛰어난' 것을 초월한 능력이 흐르듯 새어나오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자신이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자각하고, 마침내 낙원의 은빛 손과, ‘우리'의 이름과, 「노스테르」, 별과 우주를 떠올려냈지만 그걸 주위에 드러내지는 않았다. 계산적인 의도라기보단 좋을 게 없을 것 같다는 본능적인 선택이었다.

[마지막 기사단장]

물러갈 줄 모르는 길고 추운 겨울 가운데에서도 밝고 뜨겁게 타오르던 그녀의 열정과 재능은 그녀를 개국이래 최연소 왕립기사단장으로 만들었다. 대륙 최북단에 위치했고 아름다운 오로라가 펼쳐지던 겨울의 나라와 그 공왕가는, 그녀가 기꺼이 목숨을 바쳐 지켜내기로 맹세했던 나라였다. 그래서일까, 공국의 멸망이 자신의 죽음보다 빨랐다는 사실은 그녀를 크고 깊게 절망시켰다.

[블레이즈 용병단 소속, 아우라 組의 長]

비록 공국과 왕립기사단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일부 그녀를 따르는 기사들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거두기 위해 블레이즈 용병단에 입단했다. 기사단이라는 소속이 사라지고, 기사라는 정체성이 사라지자 남은 것은 그저, 호흡이 잘 맞고 싸움에 능한 인간들이었다.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용병일은 고되고, 종종 비루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지키고 이끌어야할 부하들이 많았다. 그들 때문에 버텨야했고, 그들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굳이 ‘아우라’라는 이름의 조를 꾸려 용병조를 통솔하는 이유는 후회와 미련, 각오, 향수 그 중간 어디쯤인지도 모른다.

[길을 잃은 기사]

기사로서, 왕립기사단장으로 살아왔던 날들보다 용병단의 조장으로 살아온 날들이 더욱 길어진지 오래였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그녀는 조금씩 기사의 맹세와 서약이 흐려지고 닳아감을 느끼고 있었다. 공국의 멸망에 대한 복수를 위해 6년, 왕국의 재건을 기대하며 6년, 언제든 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칼을 무뎌지지 않게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6년, 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무엇을 위해 나아가야 할까? 만일 이 방황과 강요되는 사유 또한 절대자의 뜻이라면, 자신의 사유에 진정한 의미가 있긴 할까?

[가장 높은 곳, 가장 낮은 시선]

대륙 곳곳을, 때로는 다른 대륙, 다른 섬을 갈 때마다 그녀는 눈에 보이는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곤 했다. 탑이든, 동산이든, 나무 위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을 갈 때에는 최소 2인1조를 꾸린다는 용병조의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그때만큼은 누구와도 동행하지 않았다. 그렇게 검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한참동안 낮은 곳을 바라보다, 돌아갈 때가 되었다 느낄 때엔 지체않고 돌아섰다.

[낙원, 그리고 ‘우리']

낙원에 대해 어느정도까지 기억을 하고 있는지 모호하게 느껴지는데, 그건 상대에 따라 언급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기억을 하지 못하는 상대에게는 먼저 낙원에 있을 때의 일을 굳이 언급하지 않고,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는 상대와는 그 시기의 이야기를 곧잘 나눈다. 특별히 낙원에 대한 것이라 그렇게 대한다기보단, 그저 상대방이 원치 않을 수도 있는 화제는 가급적 피해가려는 그녀의 습성이 드러나는 것뿐이다. 어찌되었든, 상대에게 맞출 정도의 여력이 있다는 건 그가 낙원에 대해 적잖이(아마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우리'와 마주하기를, 기뻐하지만 힘들어한다. ‘우리'를 생각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의심할 수 없는 절대성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기력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 두려움을 이끌어내는데, 그럴 때마다 그녀는 ‘절대자를 만나서 얘기나 들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작은 조각들]

  • 용병들과, 용병을 찾는 자들 사이에서 눈늑대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아무래도 눈처럼 하얀 망토와 흰빛 머리카락의 영향인 것 같다.
  • 머루, 산딸기, 포도 같은 달고 과즙이 있는 산열매를 굉장히 좋아한다. 검, 단련 외에 거의 유일하게(이마저도 자주는 아니지만) 지출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가끔 머리카락이 거추장스러울 땐 파란 끈으로 꽁지머리를 묶는다.
  • 블레이즈 용병단의 단장인 제르미와는 사적으로도 친분이 있는 관계. 그녀는 상대의 태도가 불친절하거나 괴팍한 것을 개의치 않는 성격이기 때문에, 실력과 의리가 있는 제르미를 비교적 좋아하는 편이다.
  • 이능 사용을 꺼린다. 주변에 정체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도 있지만, 낙원에서 영혼 한 줌을 빼앗겼을 때처럼 무언가 께름칙한 변화를 직감하기 때문이다.
101동 702호

최근 수정: 10/23/2025, 2:15:29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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